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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조개가 웃는구나

白 泉 2014. 7. 2. 09:57

흰 조개가 웃는구나

 


예전에 어느 양반집 대감이 직접 돌아다니며
며느릿감을 구하러 다니던중...
한 마을의 우물가를 지나치다 보니
한 처녀가 물을 긷고 있었다.


차림새는 비록 남루하지만
용모가 뛰어나고
관상도 복스럽게 생긴 훌륭한 규수였다.
뒤를 따라가 보니 상민(常民)의 집 딸이었으나
신분과 관계없이 자청해 며느리로 삼기로 했다.

그러나 아들은 상민의 딸을
신부 감으로 맞아들이는 데 대해 불만이 많았다.

그리하여 첫날밤에 소박을 놓아 쫓아 낼 작정으로
신부에게 시 한 수를 써 주며 적절한 댓구로
화답하지 않으면 잠자리를 같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랑 왈(曰)...
"청포대하(靑袍袋下)에 자신노(紫腎怒)이니,
- 푸른 도포의 허리띠아래 붉은 양물이

성을 내니, -" 신(腎): 一八六

그러자 신부가 기다렸다는 듯이 붓을 받아 들고는...
"홍상고의(紅裳袴衣)에 백합소(白蛤笑)라.- 붉은 치마 고쟁이 속에서는 흰 조개가

웃는구나 -"
고(袴): 고쟁이 합(蛤)조개하고
 화답하니...

 
신랑은 신부의 학문에 놀라
소박은 커녕 신부를 덥석 끌어안고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며
첫날밤을 질탕하게 새웠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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