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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傘壽)나이지만 곱게 늙고 싶다

白 泉 2015. 7. 5. 15:52
 
산수(傘壽)나이지만 곱게 늙고 싶다

길을 가다가 문득 돌아다보면 거리는  
거의 다 젊은이들이다.  
조금은 어눌하게 조금은 은 듯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나와 같은 나이든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조차 보기 힘든 세월이다. 

어떤 분이 동래온천 녹천탕에 가면  
노인들로 만원이라는 농담 같은 이야기를  
했을 때 왜 노인들이 그곳에 많을 까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 노인 들은 온천을 자주해서  
좋겠다는 말을 하고서야 노인들이 그곳을 많이  
찾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전철이 운행이 되어 무료로 탈수 있고  
그 곳에 가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온천욕을 하고 오면 하루를 보내는 시간적인  
여유도 적절하고 집에서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이론이 형성된다.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세월을 뒤로 하고  
나이 들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홀대를 받는  
우리 세대의 측은한 현실을 듣는 것 같지만  
눈여겨 바라보면 나라의 안녕과 부강이  
지나온 삶을 살아가는 노인에 대한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은행에 이자로 노후를 책임 질수 없다는  
신문기사를 읽고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현실조차 가당치 않은 처지를 가진  
역전의 용사들이 지나온 세월  
당당하게 일하며 일군 세월에 홀대를  
받고 갈곳을 몰라 공원벤치를 안방삼아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널려있는 현실이다. 
거울앞에 서서 바라본 나의 얼굴에도  
어느덧 쳐진 볼과 주름진 피부와  
흐릿해진 눈동자가 보여 한참을 눈여겨 
들여다보며 벽에 걸린 지난 시절의 호방한  
사진속에 내가 살던 그 시절로 돌아가 보았다. 

  
어쩔 수 없는 세월이라지만 정작 그 나이에  
생각은 나이 들어서 까지도  
그 시절처럼 당당 하리라 생각했었다.  
자식을 잘 키워 보상을 받지는 않아도  
우리가 배워온 효도라는 통념 속에  
자식과 손주가 모여 한가해진 시간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 이렇게  
변하게 될줄은 몰랐었다 
"참 좋은 세월이다" 감탄을 한다.  
모든 게 우리가 태어나고 살아온  
지난시절에 존재하던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첨단의 세상을 본다. 
 

  
큰 차를 사고 큰 텔레비젼을 보고  
큰 집에 사는 게 성공의 표상이었던 세월도 있었다.  
지금은 흔한 조니워카 라는 양주한잔 이면  
최고의 대접을 받았다 생각했었고  
오만원짜리 금강 구두 티켓이면 최고의 선물 이였었다. 
그러나 세월이란 녀석은 흘러가면서  
모든 것을 그대로 두지 못하는 성질  
머리를 가지고 있어 강산은 소리 없이 
변하고 우리네 육신도 보이지 않게 변해  
어느덧 젊은 청춘마저도 사라져 버렸다. 
  


 
백발은 막을 것을 미리 알고 지름길로 달려와  
기다리고 있었고 눈동자 앞에는  
돋보기를 써야 사물을 볼 수 있는 흐릿한  
초점만 존재하고 있는 지금이다.  
더 열심히 살았더라면...!" 더 저축하고  
더 나이들 때를 준비하며 미리 준비를  
해둘걸 하는 자탄의 목소리가 가슴을  
울리는 시절이 되었다.  
건강을 지키며 곱게 늙을 준비를 미리  
했었더라면 하고 돌아온 길을 돌이켜  
보는 세월이 여기 내 곁에 서서 흘러간다. 
 


즐거운 것이 무엇일가? 행복이란 게 무엇일까?  
노년의 로맨스머리 희끗희끗한 노인들의  
다정한 데이트 장면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가, 아니면 주책이라며 고개를 돌리는가.  
보는 이의 감정이 무엇이든지 분명한 건  
그들은 여전히 심장이 뛰고 감정이  
꿈틀거리는 존재라는 사실 이다.  
나와 동년배인 팔십이 넘은 노구를 지팡이에  
의지한 채 아주 느리게 마실 을 가는 가보다. 
 

 
마실 이래야 낮 익은 구멍가게에 가서  
아주 잠시 늙은 구멍가게 주인과 대화를 나누다. 
다시 돌아가는 것이지만 그 일과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행하는 그 할아버지 모습에서  
아련한 슬픔을 본다. 
오래살고 싶은 게 욕심이라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더 큰 바램 일 것이다.  
아프지 않고 99세 까지 팔팔하게 살고  
하루로 가는 게 모두의 소망이라지만  
그것 역시 모두에게 주어진 권리는 아닐 듯 싶다. 


주어진 시간 속에 나의 삶을 반추해 보면서  
곱게 늙는 것도 꽤나 어렵고 힘든 숙제라 생각된다.  
구청 지하 강당에 동참 40대부터  
노후를 생각하며 준비해야 한다는  
강사의 말을 생각하며 고개를 주억 거리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곱게 늙기 위해서는 한 살이이라도 적을 때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것을 생각한다.  
주어진 삶은 열심히 살아오면서 인연의  
끈을 잡고 태어난 자식들과 손주와 마주  
바라보며 살아가는 그 시절의 부모님들은  
자식이 타지에 나가야 성공을 했다고 생각하여  
우리 형제들도 고향 등지고  
모두 타지로 나가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는 명절 때면 대문 앞에서 온종일  
타지에 나간 아들들을 기다렸고 그 모습은  
매년 때마다 이어졌다.  
그러한 시절 탓인 가 요즘은 모두 핵가족  
시절이라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금기처럼  
되어있고 부모 입장에서도 자식과 같이  
살아감이 곧 굴레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백년해로를 맹세한 분과 같이 노후를 보내는  
것이 모두의 꿈이다. 
며칠 전  아들네 집에 갔다 모처럼 외식을 할 때  
하얀 노부부가 둘이 들어와 마주 않아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아름답다 생각했지만 
아무런 말도 없이 고요히 심연으로 내려앉는  
돌처럼 너무 고요해보여 살아가는 맛을 잃은  
부유한 노인부부 일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리 아름답게 보이는 노인들의 삶에는  
그래도 그 누군가의 청춘 같은 추임새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 손주를 위해 용돈을 다 써도  
그게 더 행복한 것 같은 마음은 늙음이 늙은  
부부만의 모습만 이라면 너무 안타까울 듯했다. 
곱게 늙어가는 것중에 제일은 그래도 지난 세월을  
보상이라도 하듯 자식들의 건강한 모습과 해맑은  
손주들 목소리가 들리는 곳에 손 내밀면 만질 수  
있는 주름진 미소일 것이다. 
돈도 명예도 사랑도 모두 다 시시해 지지만 지나치게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세상과 어울릴 수 있는  
그 어떤 통로를 준비하며 웃어주는 반려가 존재하는  
늙음이 더 좋은 늙음일 것이다 . 

매일 똑같은 말로 안부를 물어도 반기며 대답해주는 사람이 있고 눈뜨면 바라보여주는 사람과 밥상을 마주할 수 있는 것 같이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사람이 있음으로 곱게 늙을 수 있는 것이다. 곱게 늙기도 참으로 어렵다 . 늙음은 고통이라는 말은 부처님의 말씀이지만 즐거움만을 추구하며 살 나이는 지났나보다. 이제 그곳에서 부르면 언제나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준비를 하며 살아가는 게 진정 곱게 늙는 것이라 생각한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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