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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의 건강문제

白 泉 2016. 3. 10. 17:30

노년기 의 건강문제

친지부인의 전화를 받고

급히 찾아간 요양병원의 411호실,

큰 병실에는 병상 10개 놓여있었고

들어서자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간병인의 안내로 찾아간 병상에는

낯선 사람이 누워있었다.

‘노 아무개가 맞느냐’ 고 물으니

그렇다는 대답이다.

병상에 걸려있는 팻말을 보니

틀림없는 친지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 친지가 낯설게 보인 것은

우선 삭발 때문이었으며

눈은 뜨고있는데

초점이 없이 풀려있는 것은

물론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얼굴을 가까이 대고

말을 걸어도 어떤 반응도 없었다.

글자 그대로 식물인간 이었다.

그 병실에는

그런 식물인간 10명이 악취를 풍기며 누워있었다.

도저히 믿은수가 없었다.

불과 두달전,

우리는 부부동반으로 만나 식사를 같이하고

오랜시간 얘기를 나누었는데

오늘 그 친지는 전혀 딴 사람이 되어

요양병원 병상에 누워있는 것이다.

잠간 볼일 때문에

밖에 나갔던 친지의 부인이 돌아왔으며

비로서

저간의 얘기를 들을수 있었다.

찬비가 내리는밤,

외출했다 비를 맞으며 걷게되었고

집에 돌아와서 오한이 났다고했다.

이튿날

감기가 심해 병원에갔는데

의사는 전혀 다른증세를 발견,

정밀검사를 받게 되었으며

최종결과는 악성뇌종양 이었다.

즉시

머리를 여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미

전이가 심해 더 어떻게

손을 쓸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상당기간

시력이 나빠져 밤운전이 어려웠으며

물건을 잡은 손이 힘이없어

잡은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예후가 있어지만

뇌종양인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유동식을 주입하기 위해

콧속에 튜브를 삽입한채

의식없이 누워있는 그 친지를 보면서

형언하기 어려운 착찹한 마음이 되었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었다.

사람이 노년이 되어

이런일을 당하는 것은 큰 불행이 아닐수 없다.

돌아오는 시간 내내

노후생활과 건강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그건 절대로

그 친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옥션이 2014, 12, 24-29일 어간,

옥션 웹사이트를 방문한

20대 이상국민

9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새해소망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족의건강과 화목’을 꼽았다.

언제나,

모든 여론조사에서 ‘건강’ 은 변함없이 1순위다.

그만큼 건강이 중요하고

모두가

건강하기를 희망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건강을 잃으면

다른 모든 것은 의미가 없어진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 많은 재산도 건강없이는 아무 의미도 없다.

또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 돈이 건강을 대신해 주지는 못한다.

그가 더 좋은병실,

첨단의 치료시설,

우수한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411호실의

내 친지처럼 식물인간이기는 마찬가지다.

건강관리는 건강할 때 시작하라는

경고의 의미를 알것같다.

우리모두는,

오늘은 건강하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개연성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얼마전

‘대한 노인병학회’에서

한국인의 노쇠정도를 자가진단 할 수 있는

기준을 발표했다.

1. 최근 일년동안 병원에 1회이상 입원한 일이 있는가.

2. 현재, 본인 스스로가

자기의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생각하는가.

3. 정기적으로 4가지 이상의 약을

계속 복용하고 있는가.

4. 최근 1년간 체중의 5%,

또는 4.5키로 이상의 살이 빠진적이 있는가.

5. 최근 한달동안 우울하거나 슬퍼진적이 있는가.

6. 최근 한달동안 소변이나 대변이

저절로 나올 때(지릴 때)가 있었는가.

7.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4미터 거리를 걸어갔다 돌아와서

다시 의자에 앉는데 10초 이상 걸리는가.

8. 일상생활중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눈이 잘 보이지 않는적이 있는가.

노인병학회의 기준으로

위의 8개 항목중

‘그렇다’ 가 5개 이상이면 노쇠,

3-4개는 노쇠 전 단계 이며,

2개 이하면 건장한 상태다.

적어도

나이가 65세 이상이라면

위의 8개 항목으로 자가진단을 해볼 일이다.

단,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정확한 답을 얻을수 있다.

요양병원 병상에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있는 그 친지는

노인으로서는 건강한 편이었다.

혈색도 좋고,

식사도 잘하고,

유쾌한 대화를 이어가는 활달한 사람이었다.

시력이 나빠지고

손의 장악력이 떨어지는 증세를 가볍게 생각,

치료의 때를 놓친 것이다.

의식없이 누워있는 그는

이미 우리 모두에게는

무관한 사람이 되고말았다.

몸은 살아있지만 ‘정신’ 은 떠난 것이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모두지 믿어지지 않는다.

이제

그의 나머지 삶은 어떤 것이 될것인가.

그걸 삶이라고 할수 있을까.

노년기의 건강문제는

멀리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

우리모두의

코앞에있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않을수 없었다.

본인은 오히려

의식없이 편안히 병상에 누워있지만

부인을 비롯한 가족들의 고통은

얼마나 클 것인가.

경제적인 부담도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건강하게 살다 제명에 죽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있지만

막상

일을 당하고 보면

그 문제가

더 절실해 지는게 사실이다.

우리주변에는

상대적으로 더 건강한 노인들도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친구나 친지,

또는

안면이 있는 노인들에게

건강하게 사는 비결을 물어보곤 한다.

매사에

호기심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설명이

소중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그들의

건강비결도 천차만별 이지만

크게 보면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비록 개인적으로

수집한 자료이긴 하지만

노년기의 건강한 생활을 위한

참고자료는 될 것이다.

노년기건강의

첫째조건은 ‘체질’ 이었다.

체질은

사람이 태어날때부터 가지게 되는

몸의 특질이나 상태다.

말하자면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유전적 조건인 셈이다.

때문에

이 조건은 비선택적이다.

어떤 사람은 튼튼한 체질을 타고나고

다른사람은

허약한 체질을 타고나는게 그 때문이다.

따라서

튼튼한 체질을 타고나는 사람들은

행운아들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조건에서 유리한 것이다.

건강한 노인들의

두 번째특징은,

마음이 너그럽고, 유순하며 긍정적이다.

남을 잘 돕고,

배려하며,

좋은쪽으로 생각한다.

아마도

이런 ‘성정-성질’ 도 타고날 것이다.

세상에는 치유가 불가능한,

꼬인사람들도 많지않은가.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낙천적이니

육체가 받는

스트레스도 적을 수밖에 없다.

여유있게 생각하는

그만큼 수명도 길어질 것이다.

다음으로 알게된 공통점은,

이들 모두가

하루세끼 식사를 잘 한다는 사실이다.

장기복용하는 약도 없고,

특별한 건강식품을 먹는것도 아니며

보약을 먹는다는 사람도 없었다.

평소에

식사를 잘 한다는 것,

그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세끼밥이 보약이라는 옛말 그대로다.

섭취가 충분하니

몸이 건강한 것이다.

식욕이 없거나

약에 의지해서 산다는 것은

이미 건강하지 않다는 얘기다.

한가지 부연할 것은,

이분들은

특별히 소식을 하는것도 아니었다.

단,

저녁식사는 가급적 일찍,

적게 먹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숙면을 위해서는

소화가 잘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 공통점도 있었다.

특히

제철과일을 많이 먹는다고 대답했다.

인체의 신진대사나

활동성 호르몬의 기능이 최저점에 이르면

가장 깊은잠을 잘 수 있는 시간대다.

동시에

원기회복을 돕는 성장호르몬이

집중적으로 분비되는 때도

이 시간대라고한다.

그게 밤10시-새벽2시 사이다.

건강한 노인들은 숙면하는 사람들이다.

잠을 잘 잔다는 것,

그것은

건강의 필수적인 조건이기도 하다.

잠자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숙면하면 되는 것이다.

사람이

밤에 깊이 잠들 수 있다는 것은

낮에 그만한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가지 이분들의 특징은,

술, 담배를 멀리하고 있는 점이다.

술은 반주정도로

가볍게 마시는 경우가 있지만

담배는

모두가 안 피웠거나 끊은분들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술, 담배 많이한 친구나 친지들이

빨리늙고, 병이들고, 일찍죽는다.

물리적 으로도 그럴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술, 담배는 노년기의 적 이기도 하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반드시

술, 담배를 멀리 할 일이다.

사람은 나이와 관계없이

이빨로

음식을 씹을 때 뇌 활동이 증진된다.

씹는일-저작을 오래 하라는 말에는

이런 숨은 이유가 있다.

건강한 노인들 중에는

틀니’ 가 없는게 특징이다.

보철이나 인풀란트는 있지만

모두가 자기의 치아로 식사하고 있었다.

사실

치아도(특히 상아질) 체질의 한 부분으로

유전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주 치과에 드나들면서 관리만 잘하면

그 누구라고

자기의 치아로 살 수 있다.

또하나

뜻밖의 공통점은,

부부가 백년해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노년이라도

둘이서 사는것과

혼자사는 것은 아주 다르다.

백년해로는 함께,

화락하게 늙는다는 뜻이다.

심리적 안정감은

건강의 중요한 활력소가 될 수 있다.

건강하게 살고있는 노인들은,

큰 부자는 아니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

경제적으로

독립할수 있다는 것은

자신있게 산다는 뜻이며

그 자신감이 곧 건강이기도 하다.

자식들에게 모두 쏟아붓고

가진 것 없이 늙은이가 되는 것은

스스로에게

치명적임을 명심할 일이다.

세상에

그처럼 어리석은 일이 또 있겠는가.

건강한 노인들은

하나같이 자기에게 알맞은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었다.

가장 많은 것이 걷기운동이었으며

거의 매주 등산하는 이들도 있었다.

골프나 게이트볼을 하는사람은 없었으며

격열한 운동은 피하고 있었다.

우리모두는

‘건강’ 하면, 먼저 몸의 건강을 생각한다.

그러나

노년을 살기위해서는

똑같이 ‘정신건강’ 도 중요하다.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읽기’ 에 게으르면 안된다.

몸이 밥을먹듯,

정신도 양식이 있어야 된다.

식물인간이 되어 병상에 누워있는

그 친지는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겉으로는

그렇게 건강하고 건장해 보이던 그가

요양병원에 누울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래서

우리모두는 자신의건강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일에 최선을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의 옛어른들은 오복의 하나로

고종명(考終命)을 들었다.

제 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제집에서) 죽는게 그것이다.

       철학의 목적은 죽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 몽테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