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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자락 비워두겠습니다

白 泉 2016. 5. 27. 10:59

마음 한 자락 비워두겠습니다
  
 어느 날 살며시 한곁에 허허로운 바람
 심연에 피어올라 재울 수 없어
 
 분위기 있는 아늑한 창가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마음 속에 거미줄로 얽어놓은
풀리지 않는 엉킴도 마주보고 토해내며
 
한 잔 술에 한 겹을 또 한 잔술에 한 겹씩 풀어
마음을 비우며 얘기꽃 피울 수 있는 친구가 있는지
 
 잠시 마음을 모아 떠올려 보며
상념 속에 잠기 웁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도
마주 앉아 술 한잔 나눌 수 있는
친구를 그려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누군가 전화해서 마주하고
 "술 한잔 할 수 있니?" 하는
 친구도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내가 힘겨울 때 마주보며 술 한잔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음도 행복이지만
 
내게 힘겨움 털어놓고 나눌 수 있는
 친구 있음 더욱 더 큰 행복이라 생각되기에
이제는 마음의 그릇 한 자락을 비워놓아야 겠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마주보며 술 한잔 할 수 있니?
 하며 전화 할 때
 "그래" 하며 반갑게 맞기 위해서
 마음 한 자락은 비워놓으렵니다.
 
 -정채봉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