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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源病(부원병)과 炊事期(취사기)

白 泉 2016. 5. 30. 16:38

夫源病(부원병)과 炊事期(취사기)



"生殖과 사냥의 임무가 끝난 늙은 男子는

가정에 짐이 된다는 현실적 의미"


"동물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늙은 남자가 가정에서 살아가려면 사냥은 못하더라도

炊事와 淸掃 정도는 직접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분리수거도 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가정이 평안하려면 남녀가 어느 정도 家事分擔을 해야 한다는 말인데..

理性으로는 납득되어도 아직까지는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좀 더 늙으면 어떨 모르겠지만..

 

 

夫源病(부원병)과 炊事期(취사기)
일본 사람들은 최근에 '부원병(夫源病)'이라는

희한한 이름의 병명(病名)을 지었다.
정년퇴직한 남편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은퇴한 남편이 집에 눌러앉으면서 시시콜콜 참견하고,

삼시세끼 밥 차려 달라고 하면 60대 이상 부인들은 십중팔구 병이 든다.

남자들의 평균수명 50세
시대에는 이런 병이 없었다.
전쟁·전염병·기근이라는 '3재(災)'가 없어지면서 인류는
경험해보지 못한 장수시대에 돌입하였다.


아프리카 사자 무리의 습성을 보면 수사자는 자리에서
은퇴하자마자 곧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관례이다.
젊은 수사자의 도전을 받고 무리에서 쫓겨나면

혼자서 광야를 헤매다가 굶어 죽는 것이다.


평소 암사자가 사냥해 오는 먹이를 편안하게 먹다가
집단에서 추방되어 혼자가 되면 사냥이 어려워진다.
늙은 수사자는 이런 방식으로 가차없이 도태된다.
생태계는 비정하다.


인도의 힌두교에서는 50세가 넘은 남자는

임서기(林棲期)로 진입하게 하는 관습이 있었다.
그동안 가족을 부양하고사회적 책임을 다했으므로

50세부터는 가정을 떠나 숲 속에서 혼자 살라는 지침이다.
동네 뒷산의 원두막 같은데서 혼자 거지같이 산다.
아니면 지팡이를 짚고 거지가 되어 떠돌이 생활을 한다.
그러다가 바라나시에 도착해서 장작으로 화장하여

뼛가루를 갠지스 강에 뿌리는 것이 소원이다.


자기를 되돌아보는 수행을 하라는 종교적 의미도 있지만

생식과 사냥의 임무가 끝난 늙은 남자는 가정의 짐이 된다는

현실적 의미도 내포되어 있지 않나 싶다.

 

고건 전 총리의 부친이 청송(聽松) 고형곤 박사이다.
대학총장까지 지냈다.
학교를 퇴직한 이후로 청송은
집을 떠나 정읍 내장산으로 혼자 들어갔다.
고내장(古內藏) 옆의 조그만 토굴 같은 집에서

혼자 밥 끓여 먹으며 지냈다고 들었다.


물론 가족이 반찬과 먹을거리를 가지고 왕래는 하였지만

청송은 인생 말년의 상당 기간을 내장산의 적막강산 속에서 보냈던 것이다.

'임서기'가 현실적으로 실천 불가능하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 ?
'취사기(炊事期)'가 대안이다.
부엌에서 앞치마 두르고 밥과 설거지를 하는 '취사기' 말이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