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지인이 카톡으로 작가 미상의 <나이가 들면>이라는
시(詩)를 보내줬다.
나이가 들면 아는 게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을 이해할 줄 알았는데
이해하려 애써야 할 것이 많아지고,
나이가 들면 그냥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른으로 보이기 위해 더 긴장해야 하고,
더 많이 공부해야 하고
.
노인이 되기 위해선 젊을 때보다 더 많이 애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나이가 들면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젊을 때보다
더 힘써야 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에 의아해 하면서
한편으론 감사한 일로 여겨졌다.
제사 지낼 때 축문에 자주 등장했던 직함이 바로
‘학생부근(學生府君)’이다.
‘학생’이라는 말은 벼슬에 급제하지 못한 사람을 지칭하거나,
깨우침을 위해 평생을 노력한 선비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물론 당시에는 ‘학생’이라는 직함만 얻어도 면세대상이요
그 외 많은 특혜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이 땅에 태어나 짧은 생을 사는 동안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볼 때
‘학생’이란 단어를 그냥 유추해 봐도 알 수 있듯이,
인생의 깨우침을 위해 배움의 길을 놓지 않고
한평생 애 쓰는 모습이 아니겠는가.
‘나이가 들면’ 시(詩)에서
나이가 들면 구체적으로 이사 갈 준비가 무엇인지 눈치 챘어야 한다.
나이 들어서는 젊을 땐 생각지도 못 했고 할 수도 없었던 일이 있었다.
“...
짙은 향기보다 은은한 향기가 폭포수보다는 잔잔한 호수가
화통함보다는 그윽함이 또렷함보다는 아련함이 살가움보다는 무던함이
.”
나이 들었다는 것은 이미 동해(東海)같은 청년기도 지났고
남해(南海)같은 중년기도 지났기에
이젠 서해(西海)로 비유되는 노년기엔
해야 할 일이란 삭기고 또 삭여야만 하는 것은
죽음 앞엔 폭포수나 또렷함보다는 그윽함이나
무던함이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은
서해(西海)처럼 진정한 생명의 향기를 발해야만 죽음을 이길 수 있기때문이다.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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