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 泉 2015. 9. 15. 16:11

 

                    좋은 친구

     

    친구사이의 만남에는
    서로의 메아리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상호간의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일 것이다.

    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 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런 시구가 있다.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사람한테서 하늘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 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 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친구일 것이다.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친구를 통해서 삶의 바탕을 가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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