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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년 오는년

白 泉 2016. 1. 1. 16:09
    - 가는년 오는년 - 생각해보니 약속 날짜가 되었구먼요. 일년만 계약하고 살기로 했거든요. 앞에 간 년 보다는 낫겠지 하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잠도 같이 잤는데… 이제는 떠난 데요. 글쎄~!!! 이 년이 가면 또 다른 년이 찾아오겠지만
    새 년이 올 때 마다
    딱 1년만 살자고 찾아오는 년이지요… 정들어 더 살고 싶어도 도리가 없고
    살기 싫어도 1년은 살아야 할 년이거든요. 동서고금, 남녀노소,
    어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년입니다. 올해는 모두들 불경기라고 난리고,
    지친 가슴에 상처만 남겨놓고 이 年년 이제는 간데요 글쎄~!!! 이 년은 다른 년이겠지 하고
    얼마나 기대하고 흥분했는데, 살고 보니 이 년도
    우리를 안타깝게 해 놓고 간답니다. 늘 새 년은 좋은 년이겠지 하고
    큰 희망을 가지고 새 살림을 시작해 보지만 지나놓고 보면 먼저 간 年이나,
    갈 년 이나 별 차이가 없답니다. 몇 년 전에는 서양 년이 찾아와서
    소중하게 간직했던 돌 반지까지 다 빼주고 안방까지 내주고 떨고 살았잖아요. 어떤 년은 평생에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남기고 가고, 또 어떤 년은 두 번 다시 쳐다보기 싫고,
    꼴도 보기 싫은 년이 있지요. 애인같이 좋은 년, 원수같이 도망간 년,
    살림거덜 내고 가는 망할 년도 있고, 정신을 못 차리게 해놓고 떠난
    미친 년도 있었답니다. 님들은 어떤 년과 헤어질 랍니까? 이별의 덕담을 나누며 차 한 잔 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군요. 남은 날이라도 곧 떠날 년과
    마무리가 잘 되었으면 합니다. 이년, 저 년 살아봐도 특별한 년이 없네요. 그래도 내 년은 좋은 년이 되기를 기대하며,
    설렘으로 새 년을 맞이하렵니다. 제발~~! 내 년에는 가족 모두 가정에는 건강과 웃음이 넘치는 행복을……. 잘가라 이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