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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아름다운 황혼

白 泉 2015. 5. 5. 09:20

살며 생각하며 아름다운 황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
나는 일찌기 그녀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영화 '로마의 휴일'을 보면서
그녀의 청순 지고한 이미지에 시쳇말로 뿅 갔었다.
그러나 세월을 이길 장사가 없다고 그녀에게도 세월은 찾아와서
그토록 아름다웠던 얼굴이 주름투성이가 되어 우리들의 추억 속으로 사라져갔다.



하지만 그녀는 허리우드의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이 아닌, '날개달린 천사'
오드리 햅번이 되어 우리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녀는 아프리카로 달려가 불볕 사막을 헤치고 다니면서
질병과 굶주림에서 허덕이고 있는 어린 아이들의 곪은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굶주림에 지쳐서 앙상하게 뼈 밖에 안 남은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먹을 것을 입에 떠 넣어주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을 메스컴을 통해 보면서 나는 전율을 느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나는 진정 아름다운 것이 어떤 것 인지를

햅번의 눈물을 보면서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음이 넉넉해 지는것 같다.
젊은 시절 날카로웠던 성질이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둥글어지고,
얄팍했던 마음도 세월의 두께만큼 두툼해져 간다.
부부도 젊어서는 사소한 일을 가지고 자존심 운운하면서 맞서 싸웠지만,
나이가 들면 자손심 상한다고 싸우는 일이 점점 없어져 간다.
서리가 내려 앉듯 흰머리로 덮혀있는

아내의 주름진 얼굴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래서 흘러가버린 지난 세월이 못내 아쉽다.
'그땐 왜 그렇게 모진 말을 해서 아내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까?",
지금 나의 작은 변화, 부드러운 말 한마디에도

아내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미소가 번지는 것을..
후회가 가슴을 친다.

황혼을 맞고 있는 모든 부부들은

누구나 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좀 더 일찍 철이 났더라면 좋았을 것을

백발이 다 되서야 깨닫게 되니 안타까움이 더 한다.
사랑의 깊은 맛도 황혼이 되어서야 그 참 맛을 알게 되는것 같다.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더욱 애틋하고 절절한 사랑....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