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에 정말 상상도 못했던 강풍이 한 기업인의
자살을 계기로 일기 시작하여 대통령과, 그에게서
새로 임명장을 받은 국무총리가 단짝이 되어 과감하게
착수했던 ‘부패와의 전쟁’이 예상 밖의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는 예감이 듭니다.
사정의 칼을 뽑아들었던 이완구 총리가 먼저 그 칼로
제 목을 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나는 엄청난 부정과 부패의 소용돌이 속에서 목을 매고 자살한
기업인 성완종을 처음부터 ‘비겁한 장로’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궁지에 몰려 마침내 점쟁이를 찾아가,
“어떻게 될 것인가”물었다는 사실에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의 ‘잘못된 죽음’이 이 백성을 불쌍히 여기신
야훼님의 뜻이 그 배후에 숨어 있는 것을
처음엔 미처 몰랐습니다.
이번 일로 가장 크게 힘이 실린 이는 박근혜 대통령 한 분입니다.
성완종의 죽음으로 비롯된 “정치 개혁”이 강공(强攻)의
‘Momentum’을 얻은 셈입니다.
“나도 비리가 있다는 사실이 검찰 조사로 밝혀지면
내 목을 내가 스스로 칠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에
아마도 그런 결심을 하고 청와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프랑스의 잔 다르크가 아니라 한국의 잔 다르크가 되어 그는 칼을
빼들고 서울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오늘 이 지구상에서
어쩌면 그는 가장 강력한 정치 지도자가 된 것입니다.
하늘의 뜻이 거기에 있습니다. 정치권에는 아마도 이 ‘강풍’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자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검찰은 국민만
믿으면 됩니다. 국민은 검찰만 믿으면 됩니다.
나는 내가 살아생전에 대한민국에 이런 ‘영광의 날’이 올 것이라는
상상도 못했는데 그 날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건국을 하고
지난 67년 아무리 힘써도 될 수 없던 부정부패의 뿌리가
뽑히는 날이 우리 눈앞에 다가온 것만 같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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