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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빠지면 위험하다

白 泉 2016. 1. 19. 09:28

더 나빠지면 위험하다

사람이 산 아래에 있을때는

자기주변밖에는 볼수가 없다.
산 중턱에 오르면

그 주변이 크게 확대되어 더 넓게볼수있다.
시야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이 훤하게 다 보인다.
시야가 탁 트이기 때문이다.


흔히

인생의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를

이 비유로 설명할때가 많다.


농부가 급하다고 발을 굴러도

그것때문에

곡식이 더 빨리 자라지는 않는다.
때가 되어야,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결실을 얻을수 있다.


나이많은 사람들은 살아온 시간만큼의

축적된 지식과 체험을 가지게 된다.
그건

돈으로도 살수없는,

시간이 지나야 얻을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자산은 하나의 사회공동체가 가지는

소중한 공동의 자산이기도 하다.

지금 70대중반 이상의 노인들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그 굴곡이 심한 시대를

고생스럽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글자그대로

파란만장(波瀾萬丈-기복과 변화가 심한)한

삶을 살아온 세대다.
말하자면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나는

일제식민지 말기인 1937년에 태어났다.
일본소학교에 입학,
대일본제국의

황국신민(皇國臣民)임을 교육받았으며

아침 조회시간마다 천황폐하계신

동쪽을 향해 허리를 굽혀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

1945년 8월 15일의 광복.
평안북도 강계가 본가인 나는

즉시

인민학교에서 '김일성장군' 에 대해 공부했다.


다음해,
공산치하 에서는 살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신

엄친께서는

가족을 이끌고 38선을 넘어 월남했다.


나는 다시 국민학교에 들어가

'이승만박사' 를 공부했으며,

6년제 중하교에 입학한 1950년 6월,
온몸과 마음으로 6.25전쟁을 겪었다.
춥고 배고팠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

나는 전쟁을 겪은세대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북한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풀지않는다.
그들이 얼마나 잔학무도했는지를

눈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쟁중 남쪽에 내려와서

12만여명의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대학재학중 군에입대,

춥고배고픈 '자유당군대'를 겪었으며,
복학하자 4.19가 터졌다.


대낮에

서울의 종로통이 개미한마리 없이

텅빈광경을 본것이 5.16때.
그리고 5.18과 6.10을 거치면서

인간이

겪을수 있는 '혼란' 은 다 맛본셈이다.
우리세대 모두가 그랬다.



별을보고 출근해서

별을보고 퇴근한게 우리세대다.
그러면서도 월차도 연차도 없었다.


우리가 만든제품이 수출을 위해

선적되는 부두에서

'뜨거운 사나이의 눈물'

흘린것이 우리세대다.


60-70년대의

우리들은 미친 사람들처럼 일했다.
공순이들이

그 섬세한 손길로 가발을 만들었다면,
우리는 개펄을 메워 공장을 짓느라

워카를 신은채

가마니 위에서 자도 불평하지 않았다.


대물림의 가난을

벗어날수 있다면 못할일이 없었다.
정말

그런, 처절한 각오로 일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의 바탕이 그것이다.


정년이 다가왔을때,
비로서

손에 쥔것이 없음을 깨달았지만

애들키우고, 공부시키고, 출가시킨것만도
감사했다.


그때 생긴 '연금상품' 에서

우리들은 나이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됐고,

지금은

대개가 용돈도 궁한처지들이다.
나는 매월 동회에서

교통비로 1만2천원을 받고있는데

그게

국가가 우리들에게 베푸는 보상의 전부다.


말하자면

지금의 노인들은

산 정상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어제를 알고 오늘을 보는 세대들이며

오늘을 통해

내일을 예측할수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등교육을 받고

전문직에 종사했던 노인세대는

그 안목이 대단히 날카롭다.


젊은세대가 결코 가질수 없는

노하우가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노인세대의 사회진단은

그만큼 정확하다고 봐야한다.
그래서

겸허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안에 '' 이 있기때문이다.



우리같은 구세대의 눈으로 봤을때,
지금의 우리사회는 '방종-放從' 그 자체다.
모두가

어떤 꺼리낌도 없이 함부로 행동하고 있다.
자유는 아는데 책임을 모른다.


일제말기에서 지금까지

이렇게 혼란스러웠던 때는 없었다.
광복후 건국까지의 혼란,
나라를 잿더미로 만들었던 6.25전쟁,
군사혁명과 민주화,

그리고

경제의 압축성장 까지도

지금과 같은 방종과 혼란은 없었다.


내 친구의 표현에 의하면,
'단군이래 최저수준' 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나빠진' 속도다.
모두가 아는대로

김영삼정부 까지도 이렇지는 않았다.
지금의 혼란을 잘 살펴보면

친북좌파의 집권10년동안

온갖병폐가 홍수처럼

우리사회를 뒤덮은것을 알수있다.


정말 급속하게 악화된 것이다.
제재나, 통제,제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종과 자유를 구분못하는 치졸한 이념들이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것들을 때려 부시는 동안

인간을 인격적으로 떠 받치고 있던

'기본'들이 허물어졌다.
'홍위병시대' 였던 것이다.

대표적인 사회현상의 하나가

'내것' 만 있고,

'네것' 은 인정안하는 독선이다.


내 생각만 옳고 절대적이며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그 자체를 부인한다.


연령층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이런현상은 극단적이 되어

폭력까지 수반한다.


남을,

남의 말과 생각을,

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게 독재다.


이 독선은

'대립'을 만들어 내며

그 대립은

'분열' 로 이어지는게 정해진 코스다.


'모이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게'

사람사는 사회조직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분열이 무서운것은

그것이 극단화 되면

국가조직까지고 와해되기 때문이다.


이런

독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입으로는 '민주'를 외치고 있으니

자가당착은 치유할 길이없다.


민주주의가 무엇인가.
사로다른 차이를 인정 하면서도

모두의 생존을 위해 연대-뭉치는 것이다.
그 절차가 토론과 투표다.


토론문화가 없으니 폭력만이 난무하고

다수결에 승복하지 않으니

혼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530만표 차이로,

절대적 지지로 탄생된 정부는

다수결에 의한 정권교체다.


지금의 온갖

반정부횡포는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투표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반민주세력이

활개를 치고있기 때문이다.


자기본연의 위치인 국회를 떠나

거리정치로 나선

제1야당 민주당의 현주소가 바로 그것이다.


그들은 국회안에서도

정책이 아닌 물리력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위꾼들을 앞세워

정권을 찬탈할수 있다고 믿고있다면

그건 유권자들을 '' 로보는

정치적 미숙이며 교만이다.

다음은

자기를 주장하는 방법에서

'원시적'이고 '폭력적' 이다.
언론은

지금 우리말을 '썪었다' 고 한다.
사실은

썪어문드러진지 이미 오래다.


인터넷 이라는 통로를 통해

퍼지고 있는 온갖 욕설과 악담, 저주는

이미

돌이킬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지 오래다.


광우병촛불, 용산참사,

노무현 장례를 통해 드러난 온갖 폭력은

우리가 법치국가가 될수 없다는

가슴아픈 징후들이다.


국가의 힘-치안력이

이 폭력을 제압하지 못한다는것은

우리가

안고있는 위험의 본질 이기도 하다.


공권력을

공격하는 세력을 척결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은

그 위험이 구체적임을 입증 하고있다.



다른 한가지는,
진보와 좌파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다.
하나의 국가사회에서

보수만 있다면 정체를 면할수 없다.
이때

필요한것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세력이다.


그건 필수적인 역할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진보도 체제안에서의 진보라야 한다.


좌파는,

특히 친북좌파는

우리의 근간을 부정하는데서 출발하는

이적단체들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정면에서 부정하는 좌파는

진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체험적인 얘기이긴 하지만,
끝까지 좌파로 남는 사람들은

그 성향이

태생적 이기 때문에 바뀌지 않는다.
더불어

살수없는 존재들이 그들이다.


평양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서울에 있기때문에

온갖 병폐가 생기는 것이다.

한가지 얘기를 더해보자.
170여석을 가진

거대여당 '한나라당'의 무능이다.


얼마나 부족한 인간들이면

국민들이 힘써 만들어준 '천금같은 기회'

이렇게 낭비하고 있는것인가.
그걸

정말 정당이라고 부를수 있는것인가.


한국의 정치가

아무리 3류라 해도 이건 너무하다.
정권교체후

그들이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수권능력이 있는 정당이 없다는 것은

한국정치의 오래된 비극이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이 약점을 극복할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로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좁히는 투표라는 절차와

다수결에 승복하는 법을

교육으로 가르쳐야 한다.


어릴때 부터 살아있는

민주주의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길게보면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누가 그것을 가르치겠는가.
입시도구과목에 매달려

민주주의를 배우지 못한 세대가

지금의 교사들이다.
전교조의 파행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법치의 아픈 매' 를 들어야 한다.
우리사회가 이 정도로 나빠진데는

'솜방망이' 로 일관한 사법의 책임이 크다.
아웃사이더인양 초연한 자세로

한발빼고 있는 그 위선이 역겹다.

더 나빠지기전에,
우리모두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


그게 '상식과 원칙'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선진국의 속을 살펴보면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삶의질서가 있다.
세계15위 안에드는 경제대국 이면서

그 물질적 풍요를 질적으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게 지금의 우리들이다.


이제는 '삶의 질' 을 높여야 한다.
너,나 할것없이

우리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면

'위험' 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우리모두가 염원하는

선진국 진입은 더 요원해진다.
때론,
산 정상에 서 있는

경험자의 노파심이 과학보다 더 정확할수 있다.

                                                by/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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